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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쓰는 이야기

콘래드 서울 이용기

11월 첫주. 연말이 되면 왠지 항상 괜히 바빠지고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휴식에 대한 욕구가 솟구친다. 그래서 다녀온 콘래드 서울. 여의나루역에 있는 한강 시민공원 자주 들르곤 하는데, 지나갈 때마다 저어~쪽에 보이는 콘래드 명패와 콘래드 서울 호텔 건물. 왠지 모르게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는데, 생각만 하다가 결국에는 입성.

여의도 역에 내려서 IFC몰로 가는 통로를 통해서 걷고 또 걷고 또 걸으면, 바깥 경치 보지 않고도 안전히 콘래드 서울에 입성할 수 있다. 근데 거리가 있다보니 살짝 멀다. 생각보다 표지가 제대로 안 되어있어서 약간 헤맸는데 IFC몰 1층(이라고 해야 하나)에서 콘래드 서울로 바로 향하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바로 로비층으로 진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왼편에 체크인 카운터가 있다. 체크인 카운터가 비교적 넓직한데(롯데호텔 서울보다 체크인 카운터가 훨씬 넓음), 하필이면 사람이 있을 때 가버리는 바람에, 잠시 웨이팅하다가, 옆에 골드멤버 팻말을 달아놓은 체크인 카운터 직원분이 오셔서 체크인을 도와주셨다. 본의아니게 힐튼 골드가 된 기분.

체크인하면서 보니까, 미처 사진은 못 찍었는데, 콘래드 서울의 상징이라고 하는 계단도 보이고, 천장으로는 은행잎 모양의 조형물이 달려있다. 생각보다 아기자기한 느낌이라서 독특했다. 힐튼 아너스 앱으로 예약해서 인터넷 무료인데, 인터넷 이용할 기기가 몇 개냐고 물어보고 패스워드가 붙은 스티커를 준다. 좀 불편한 점. 아울러 콘래드 서울은 체크인 시간 4시 체크아웃 시간 12시로, 다른 호텔보다 체크인 시간이 좀 늦은지라, 체크아웃 연장을 문의했더니 오후 2시까지로.. 여기는 체크인을 늦게 하는 대신, 체크아웃 연장 생색이 정책이 아닐까 하는 의문도 들지만(힐튼은 처음 이용해봐서 다른 데는 몰라요), 아무튼 그렇게 객실로 올라갔다.

28층에 있는 리버뷰 객실로 받았다. 서울에서는 바다를 볼 수가 없으니, 한강이라도 봅시다 해서 예약했는데, 바로 앞에 공사 중인 건물이 있어서 생각보단... 근데 분명 일반 프리미엄 룸으로 예약했는데, 체크인하고 나서 힐튼 앱 들어가서 보니 왜 클럽층으로 돼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모르겠다. 그냥 모르는 걸로...

이렇게 객실로 가는 통로에도 은행잎 모양으로 이쁘게 장식해놨다.

룸은 들어가면 생각보다 넓었다. 여지껏 갔던 호텔이라봤자 몇 개 안 되긴 하는데, 노보텔 부산이랑 쉐라톤 디큐브시티 룸이 좀 넓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거랑 비슷한 느낌. 아무튼 밖으로 한강이 보이고 저 맞은편이 보이니까 좋은 거다.


객실내에는 저게 맥인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저거 기반으로 한 시스템이다. 콤퓨타로도 쓸 수 있기 때문에, 저렇게 키보드도 있고, 사용은 안 해봤지만, 키보드도 튀어나온 건 준수해보인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불편하다. 리모콘은 특정 버튼이 꾸욱 눌러야 인식을 하고, 중간에 조작좀 하다가 보면, 리부팅되고.. 반응성도 느리고.. 티비는 티비대로 하고 얘는 얘대로 뒀으면 딱 좋았을텐데 아쉬운 점. 티비 채널은 해외채널 위주익, 거기에 케이블 채널 몇 개 들어간 정도. 드라마 채널이 없어서 TVN이런 거나 봤다는 ㅠㅠ


침구는 다른 호텔들과 마찬가지로 편안하다. 근래에 잠을 제대로 못 자는 편인데, 이 침대에서는 편하게 잘 잤던듯. 침대 옆에 조명시스템 및 커튼을 관리할 수 있는 리모컨(?)같은 게 있는데, 그걸로 밝기 조절도 하고 좋았다. 침대 바로 옆에 시커멓게 보이는 건 독서등으로, 제끼면 불빛이 들어온다.

여기는 미니바인데, 냉장고 안에 그냥 집어넣은 다른 호텔의 미니바와는 달리 이렇게 이쁘게 꾸며놨다. 물론, 차가운 음료류는 냉장고안에 들어가 있고, 한 잔 할 수 있는 것들만 저렇게 밖으로 빼 놓은듯. 하마터면 저 옆에 무료 제공되는 생수랑 애매하게 붙어있으니까, 설마 설마 하지만, 미니바인 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욕실은 약간 공간활용이 아쉬운 느낌인데, 욕조가 생각보다 좁다. 약간만 더 넓었으면 하는데.. 세면대는 두 개가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가운데 사진에 보면 리모컨이 있는데, 저 리모컨은 거울에 붙어있는 TV를 조작할 수 있다. 처음에 뭔가 하며 봤는데, 눌러보니 거울에서 TV가 나와서 깜짝 놀람. 욕조에서 목욕할 때 볼 수 있는 세심한 배려. 쉐라톤 디큐브 쪽은 욕조에서 창 너머로 티비를 볼 수 있고, 욕조 안에서 티비소리가 나게끔 하는 방식이었다면, 여기는 아예 티비를 하나 더 달아준 꼴. 근데 저 티비가 메인으로 달린 티비보다 조작이 편해서 ...

4시 체크인이라서 별 거 안 하고 있었더니 어느새 저녁 시간. 항상 저녁은 룸서비스를 즐기곤 하는데, 의외로 중식 메뉴가 있어서 새우탕수를 주문. 그리고 윙을 따로 주문했다. 방이 넓으니까 룸서비스 주문해도 공간이 여유롭다.(글래드 호텔 룸 서비스 생각하면..)

새우탕수는 새우도 튼실하고 탕수도 달콤하니 좋았다. 역시 탕수육은 부먹. 밥은 쟈스민 쌀로 지은 밥인듯한데, 향도 좋고, 살짝 날아가는 느낌이지만, 고슬고슬하니 맛있었다. 쟈스민 쌀을 잘 몰라서 찾아보니까, 뭐시기 뭐시기가 높다고.. 같이 주문한 윙은 매콤하니 맛있다. 콘래드 서울의 룸서비스는 아침 메뉴, 종일 메뉴, 새벽시간 메뉴가 따로 나뉘어져 있는듯. 뭐 용납할 수 있는 수준에서 메뉴 타협이 돼서 좋음. 새벽에 뭘 시킬 일이 없기는 하지만. 가격도 럭셔리 호텔치고는 그리 비싸지 않은 편.

저녁을 먹고 실은 한강 나들이를 갈 생각이었으나, 이날 비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뭐 IFC몰 나들이 할 사람들한테는 바깥 안 나갈 수 있으니 좋을듯. IFC몰은 나한테는 사실 별루라서.. 그냥 마냥 있었다능요 ^_^

조식이 포함된 요금이라서 아침에는 제스트로 조식 먹으러 출발. 제스트는 생각보다 자리는 넓직하니 좋고, 뷔페 스테이션은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뷔페 스테이션이 십자 모양이라서 찾기도 좋고 헤맬 일도 없고 굉장히 편하다. 다만, 인터넷에서 찾아봤을 때에는 하도 좋다 좋다 해서 기대를 했는데,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인지 생각보다는 약간.. 아주 약간 좀... 다만, 이것저것 다양한 메뉴가 많은 점은 좋다. 한식메뉴로 김치전이 있다는 게 굉장히 놀랄 일. 다른 데처럼 기본으로 달걀 요리 스테이션 있고, 쌀국수도 만들어주고, 중식으로 마파두부랑 딤섬등 뭐 가지수는 이것저것 많았다. 쥬스류도 여러가지로, 우유로 무지방 우유 저지방 우유 따로 따로 있는 섬세함까지 갖췄다. 내 입에 맞는 음식종류가 적어서 그렇지, 이정도면 종류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훌륭. 저 컵에 있는 거 이름은 뭔지 모르겠는데 넘 맛있었다능요.

이렇게 조식을 먹고 돌아와서 미처 못 잔 잠을 좀 더 자고..

그런데, 체크아웃 시간을 체크인할 때 두시 까지로 연장을 받았는데, 한시쯤엔가 카운터에서 체크아웃 12시까진데 아직 안 하셨다고 연락이 왔다. 설마 설마하고 있었는데 좀 아쉬웠다. 콘래드 서울 이용하면서 느낀 건데, 확실히 친절함도 그렇고,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기는 한데, 시스템이 미흡한 부분에 있어서는 직원분들 대처가 조금 아쉬웠다. 그렇게 오래된 호텔이 아니라서 그런 것도 같은데, 조금만 더 노하우가 쌓이면 아마 좋아지리라 생각.

여튼 럭셔리를 표방하는 콘래드 서울에서의 하룻밤은 조금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너무 좋았다. 역시 호텔은 최근에 지어지거나 최근에 리모델링 한 게 최고.

그런 의미에서 포시즌스를 꼭 가봐야할텐데.....


결론. 콘래드 서울. 좋은 시설. 좋은 위치. 그런데, 아주 약간 아쉬움이 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