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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쓰는 이야기

여의도 글래드 호텔 투숙기

2015년 8월 14일. 빨리도 임시공휴일을 지정해준 덕분에 오후에 일찍 퇴근할 수 있어서, 여의도 글래드 호텔을 예약했다. 원래 그 다음주로 예약을 잡아놨는데, 모처럼만의 평일 휴일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서 당겨서 예약. 마침 룸레잇이 기존에 예약한 거랑 비슷한 가격대라서 별다른 고민않고 예약!

집에서 쉽게 갈 수 있는 호텔들을 먼저 가보고 있는데, 글래드호텔의 경우도 집에서 버스 한 번만에 올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한강 시민공원도 가까이 있고, 여의도 공원도 가까이 있고, 지하철역 바로 앞인 것도 있고(국회의사당역 바로 앞, 진짜 바로 앞), 가격도 완전 비싸지는 않고 해서 이번에 예약하게 되었다. 밤늦게 도심한복판에서 늦게 있다가 집에 갈 걱정없이 바로 가서 누울 수 있다는 게 나에겐 가장 큰 강점.

보통 글래드 호텔 스테이시에는 앞에 있는 이상한 동상을 많이들 찍던데, 너무 더워서 그런 건 없당. 그냥 바로 체크인을 하러 들어갔다. 다른 호텔에 비해서 비교적 커보이는 유리문을 통해서 입장. 들어가자마자 향기가 났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진한 향이기도 하고, 취향의 향기는 아니라서 그냥 그랬다. 여튼 데스크에 가서 체크인을 했는데, 체크인 시간에 딱 맞춰 도착해서인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직원분들 복장이 어두운 곤색(?) 같은 색상이었는데, 예쁘지는 않지만, 호텔 분위기는 잘 살린듯.

체크인을 하고 올라가는데 데스크 바로 오른쪽으로 훤히보이도록 엘레베이터가 있다. 엘리베이터 기다리는 모습을 프론트 직원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민망.. 배정받은 객실은 8층이라 객실키를 찍는데 카드를 제대로 대기가 조금 어려웠던 느낌적인 느낌이었다. 보통 객실키 끼워주는 종이째고 대도 됐는데... 여튼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니 약간 어디 밤거리같은 기분이 드는 호실 방향안내. 검색해보면 죄다 디자인 호텔스 멤버가 어쩌고 하는 게 있던데, 확실히 다른 호텔들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었다.

 

객실키 사진. 저 아저씨가 이 호텔의 컨셉인가?

 

그리고 객실로 입장. 들어갔더니 생각보다 많이 좁았다. 이용해본 호텔이 많지는 않았지만 대개 비지니스 호텔들이 방이 좁은 편이라던데, 그에 걸맞게 좁았던 것 같다. 침대가 하나 크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그외에는 그냥 서서 왔다 갔다 할 정도. 객실은 그냥 그 가격대 호텔 수준이었던 것 같다. 다만 생긴 지 얼마 안 됐으니 좀 깔끔한 정도. 다만, 베딩 상태가 좀 아쉬웠다. 이불은 깨끗하네 그 아래로 침대 시트가 세탁이 제대로 안 된 건지 뭔지 뭐가 좀 묻어있기도 하고, 베개에도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이 한 가닥 있기도 했고, 아마 정리 중에 실수가 있었던듯한데, 그런 거 크게 신경쓰는 편은 아니라서 그냥 넘겼다. 기타 룸상태는 깔끔하고 좋은 편. 디자인 호텔스 어쩌구답게 디테일한 부분에서 약간 다른 감성을 느꼈다. 다른 것보다도 침대머리맡 위에 있는 메시지 액자가 가장 눈에 들어오지 않을지. 별거 아니지만, 글래드 호텔만의 아이덴티티는 확실한듯.

 

딱히 이쁜 건 모르겠지만 독특함. 주간 한정 괜히 마음에 듦

 

 

뷰는 KB국민은행 뷰. 유달리 다른 호텔에 비해서 뷰가 좀 부족한듯 싶다. 도심이 다 그렇기는 하지만, 여기는 유동인구에 비해서 사람이 우글우글하게 다니는 것도 아니고,(평일은 또 모르겠다) 밤에 불켜진 데도 그닥이고. 그래도 은행들이 가까이 보여서 참 마음이 놓였다는.

 

근데 정작 사진은 줌땡겨서 저 멀리산업은행을 찍었다능.. 국책은행

 

점심을 안 먹어서 룸서비스로 크림소스 해산물 파스타를 주문.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빨리 오기도 했고, 따뜻해서 좋았다.(저번 코트야드메리어트에서는 약간 식어있었는데) 다만 해산물이 종류도 그렇고 양도 그닥이라 아쉬웠다. 호텔치고는 음식이 약간 간이 있던 편이기도 했다. 호텔 내 뷔페를 이용하지 않아서 뷔페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먹다가 식으면 짤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근데 그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같이 왔던 빵이 맛났다. 이것도 따끈따끈한 게.. 아웃백이 다른 메뉴가 맛없어서 식전빵이 더 맛있는 거랑 같은 이치려나?

 

 

원래는 점심을 먹고서 한강공원을 산책하거나 IFC몰을 거닐 예정이었는데, 괜히 귀찮아서 티비나 보고 있었다. 남의 집 오면 왤케 티비만 봐도 신나는지. 용팔이 인가 그것도 처음 보는데 그 드라마도 생각보다 재밌데 ㅋㅋㅋㅋ 드라마 덬통사고는 보통 호텔에서 당하는듯.저번에 식샤2도 호텔에서 덬통사고 당했고 ㅋㅋㅋ

그렇게 에어컨 쐬면서 티비보다가 저녁먹을 시간이 돼서 양갈비구이랑 해물라면을 룸서비스로 시켰다.(돈이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은) 낮에 먹은 파스타가 생각해보니 좀 느끼해서 달래줄 라면이 필요했고 라면과 함께 고기를 곁들이고 싶어서. 식기가 두 개가 오는데 민망했다. 게다가 낮에 가져다준 직원분이 다시 가져다 주셔서 한 번 더 민망.. 혼자서 다 먹는걸 보고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같은. 여튼 나름 주문이 2개라서 그런지 룸서비스용 카트? 같은 걸 끌고 왔는데, 방에 펼 자리가 없어서 접은 채로 먹었다. 이럴 바엔 카트를 바꾸든지 방구조를 바꾸든지 하지. 좀 아쉬웠다. 여튼 맛은 낮에 느낀 것과 그대로. 나름 호텔이라고 양파도 넣고 했는데, 양파를 너무 많이 넣어서인지 라면에서 단맛이 났다. 그외 해산물은 낮의 파스타처럼 약간 빈약한 느낌. 내가 좋아하는 새우가 꽤 들어있기는 했는데, 그래도 좀 아쉬웠다. 가격이 가격이니만큼(15,000원이었던가..) 그런 것도 있겠지만, 구색만 맞춘 것 같아서 많이 많이 아쉬웠다. 양갈비 구이는 미디움으로 해서 먹었는데, 특유의 향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잘 익었고 부드럽고 나쁘지 않았음. 뭐 근데 이건 가격이 비싸니.. 가격 생각하면 좀(근데 룸서비스를 가격 생각하면 그건 그거대로 웃기고)

 

 

식사를 마치고 CGV여의도가서 영화를 봤는데, soundx mix인가 뭐시긴가 라고 3,000원이나 비쌈. 막귀이기 때문에 이런 거 필요없는데 시간대 마음에 드는 게 그거밖에없어서.. 10시 30분정도 종료예정의 영화였는데, 영화 끝나고 집에 갈 걱정 안 해도 되니 굿.

영화 끝나고 한강 시민공원에서 산책을 했다. 여름이라 덥기는 했는데 밤이라서 나름 시원시원. 낮처럼 사람이 우글우글한 것도 아니요. 딱 좋았다. 다만, 운코가 너무 급해서, 한 번 돌고 숙소로 돌아왔다. 근데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 들르려고 했는데, 편의점 찾기가 어려워서 호텔 근처를 딱 한 바퀴 더 돌았다. 보통은 거의 바로 옆에 붙어있는 데가 많던데 여긴 왜 ㅠ 물론 내가 너무 급해서 길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호텔로 돌아와서 아까 산 과자를 몇 조각 집어먹고 샤워하고 잠. 침구 자체는 좋아서 잘 잤다. 그나저나 금요일 밤이라서 그런가 티비볼 게 없어서 일찍 잠. 원래 그알 보면서 맥주 한 잔 하는 게 짱인뎅...

체크아웃 하는 날 아침은 언제나 그렇듯 침대위에서 살다가 씻고 체크아웃하는 코스. 룸서비스 메뉴가 생각보다 그닥이라서 조식은 이용 안 하기로 했다. 조식이 원래 30,000원 정도 하고 숙박하면 할인쿠폰을 줘서 20,000원 정도 하는듯. 나중에 혹시나 또 가게 되면 그때나 한 번 이용해볼까 싶은.

오전엔 딱히 한 게 없어서 쓸 게 없다. 정리하고 체크아웃했음. 체크아웃할 때 자동문에 부딪쳐서 내가 놀람. 요즘 이상하다싶을 정도로 왼쪽 몸뚱이를 잘 부딪치는데 나이를 먹어서 그러는 거니

결론. 글래드 호텔 투숙했는데, 음식은 그닥이었지만, 객실은 깔끔하고 가격만큼은 하는듯. 다만, 한강공원이나 IFC몰이랑은 뭔가 거리가 미묘한 점이 아쉬움.